얇은 철판으로 뒤덮여있다. 양 옆은 두 팔을 앞으로 내민 것처럼 내부와 외부를 경계짓고 그 위에 끝이 약간 휘어진 철판을 덧대 윗부분을 보호한다.
양쪽 철판에는 구멍을 뚫어 위로 들어올렸을 때 접히는 막대를 집어넣어 휴지를 안정적으로 걸어놓을 수 있게 하였다.
휴지를 걸 때면 차갑게 철그렁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릴 때도 있지만 그 순간도 잠시이며 평소엔 별로 손을 대지 않는다.
먼지가 잘 쌓이는 윗 부분은, 온전함과 거리가 멀어진 것의 원상태를 찾아주는 휴지를 보호해주지만, 스스로는 전혀 관심을 받지도, 보호받지도 못한다. 다른 것을 보호해주는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이 대신 상처입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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